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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흐르는물 막지말고 비탈진 땅은 손대지 마라

지암거사 2006. 7. 21. 23:34
<시골기차에서 퍼 온 글입니다> : 제 생각과 많이 닮았습니다.

어제 말한 그친구의 충고 두번째입니다.
도회지 사람들이 말하는 전원 주택은 참 바라는게 많고,
쓸데없는 데 돈을 많이 들인다더군요.

이친구 가라사대

" 개울이 좋아서 비싼 값에 개울앞 토지를 사서, 측량한것 까지는 좋은데, 집앞개울에 시멘트로
옹벽 쌓는건 대체 이해를 못하겠어.
거기다가 대지값 비싸니 밭뛔기 하나사서 농지 전용해 집을 짓는데 이게 또 기막히단 말씀이야.
흔히 경사진 밭을 포크레인으로 벌겋게 깍아서 지반공사를 하는데.
시골밭의 값어치는 그밭의 토질에 있어. 그런데 이토질이라는게 표층 한 삼 사십센티의
부드러운 흙이란 말이야.
그밑은 그냥 산이나 밭이나 다 똑같애, 자갈에 돌덩이에.....이걸다 농사 짓던 사람들이
다 일일이 골라내고 밭을 만든거거든...근데 이걸 다 벋겨내서 집을 짓고는 글쎄...
저기에는 뭘심고, 어디에는 무슨 나무를 심고.....여하튼 꿈은 크게 꾼다니까.
어디다가? 좋은 흙 다 걷어낸 그 시뻘건 자갈밭에다가?
거기다 심은 나무가 제대로 자랄 턱이 있나?
원래 집만드는 것 보다도 땅만드는게 더 힘든다는 걸 알아야해
집은 돈만 있으면 지을 수 있지. 하지만 새로운 집 마당에 돌고르는 따위 돈 안되는 일은
누가 안해준단 말씀이야. 어떤 업자가 그런일을 하려 들겠어?
요즘 시골에는 다 노인네들 뿐이라 품을 사서 시킬수도 없고,
결국 집은 근사한데....시뻘건 자갈 밭에 사는겨...마당에서 뛰다가 애들 다치고...
돈 많은 사람들은 조경업자 불러서 부엽토 몇십톤 때려 붇고 좋은 나무 사다 심으면 될테지...하지만 보통은
결국 한다는 일이 마당에 보도블럭을 깔든가 콩자갈을 깔거든...뭐 잡초안나고..
깨끗해서 좋대나 어떻대나...
한마디로 웃기는 거지.....깨끗한거야 도회지가 더 깨끗하지..안그래? "

구구절절 공자님 말씀입니다.
이렇게 질타하고 나서 나름대로 대책도 내 놓더군요..
물론 이런일을 업으로 하는 친구가 아니니 옳은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냥 옮겨 보지요..

" 자고로 흐르는 물은 막지 않고, 기울어진 땅은 깍지 않는 법이거든....
수십년 수백년 흐른 물이 꼬불탕 꼬불탕 하면서도 궂이 그리로 흐르는 건 다 이유가 있어요.
그냥 부지 몇번 휙 둘러보고 집짓는 사람이 여름에는 그 개울의 물이 얼마나 부는지, 장마에 물이
얼마나 차오르는지 알수가 있나?
그저 한번 보고는 이까짓 실개천 정도야 옹벽쌓아서 이렇게 막고 저렇게 돌리고 한단 말이야...
그러다가 꼭 물난리를 만나지. 그러고 나면 동네서 죽일놈 되는겨..개울은 내땅에서 솟아서 내땅에서
없어지는 게 아니라 그아래 아래에도 꼭 누구의 밭, 누구의 논이 있기 마련이고, 무너진 토사가 개울을
덮으면 동네서 그걸 파내야 한단 말이야.


집터에 경사도 마찬가지야..
앞쪽은 올리고 산쪽은 깍아서 평탄 잡는 거는 좋은데,,,
지땅 지맘대로 한다는데 누가 뭐랄까 마는 정도가 심해진다 싶으면 이게 영 불안해요....
비오면 꼭 무너져 내릴것처럼 불안 하거든..뭐든지 정도껏 해야지...
피로티라나 뭐나라 하는 식으로 기초만 튼튼히 하고 기둥으로 집을 좀 땅에서 올려지으면 ..
전망도 좋고, 땅 덜파니 좋고 집바닥밑에 공간은 화목도 쌍아두고...절로 창고 하나 생기는데 말이야.
시골서는 화장실은 없어도 창고 없이는 못살거든..하다못해 삽몇자루 ,망치몇개 곡괭이 몇개 만해도
아파트 처럼 지은 집에는 마땅히 들여 놓을 데가 없어요.
기초에 좀 더 들어가는 돈은 포크레인 한번 덜부르는 돈이라고 치면 되지 그리고 모자라면, 밭에 좋은흙
몇차 사들였다고 하면 되고 안그래? , 좋은 집보다도 좋은 흙이 귀한줄 알아야, 불보다도 물이 무서운줄
알아야 그게 참 촌놈이야
집은 그저 돈일 뿐이지만 잘만든 땅은 땀이거든...
불난자리는 시체라도 남고 세월지나면 돌아오지만 , 물난자리는 시체는 커녕 풀도 안나거든....
뭐든지 있는 그대로가 좋아요.....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부르지..돈도 더나가고..."

제 친구 똑똑하지 않습니까?
제맘에는 와 닿는 말이라 함 옮게 보는데...
여러님들 보시기에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출처 : 행복한 집짓기
글쓴이 : 우드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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