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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경산 풀나치통나무집 4 - 작업장소식

지암거사 2012. 4. 14. 20:41

경산 풀나치통나무집 4 - 작업장소식

 

 

나무를 생각합니다.

나무로 집을 짓는 나와 팀원들에 대해 생각합니다.

나무로 지은 집에서 살아갈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나는 나무를 얼마나 알까...?

 

제가 주로 쓰고 있는 원목은 캐나다에서 들어오는 더글러스 퍼입니다.

물론 제가 직접 수입하는 것은 아니고 인천이나 군산의 수입상으로부터 삽니다.

나이를 세어보니 대략 70년 정도 자랐네요. 여러분들도 한 번 세어보실래요? 

 

 

 

어떤 분들은 말합니다.

나무로 그런 집을 지으면 자연을 '훼손'하는 것 아닌가?

좋은 뜻으로 진짜 궁금해서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더 많게는

통나무집을 시기하고 깎아 내리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널리 퍼뜨립니다.

 

살아있는 나무의 순기능 중 가장 빛나는 역할은 생장 발육하면서 이산화탄소를

삼키고 산소를 내뱉는 것이랍니다. 생물에게 필요한 맑은 공기를 만들어주죠.

그런데 보통 60년 정도 자라면 그런 활발한 광합성작용을 멈춘다는 거예요.

살아있으되 생장발육은 거의 끝났다...그런 상태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면 어떤 작용이 필요할까요? 

'60년 이상 자란 나무는 베어 목재로 쓰고 그 자리에 새로 나무를 심어 준다!'

 

이 싱싱한 어린 나무는 잘 자라고 싶어 아주 열심히 광합성을 하게 되겠죠?

캐나다 산림지역의 경우는 구획을 정해 선별 벌목을 한 다음 그 자리에 다시

나무를 심고...이렇게 쭉 한 바퀴 돌아오면 다시 그 자리에 벌목하기에 알맞은

나무들이 있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훼손'이 아니라 조림산업의 일환이네요.

우리나라는 산림국가가 아니니 캐나다처럼 풍부하고 좋은 자원을 가진 나라에서

필요한 만큼 수입을 합니다. 시장의 원리에 따르는 것일 뿐이지요.

 

 

그렇게 곧고 좋은 원목을 가지고 집을 짓고 있습니다.

통나무집을 짓기에는 속살의 불그레한 색감도 좋고 건축재로서 목질도 좋아요.

 

H라인 2라운드 그리고 

 

 

 S라인 2라운드 작업을 하고 있는 중.

 

 

현누기옵파 어깨에 힘이 들어갔나요?

제가 요구하는 자세와 원리에 따라 톱질을 하려면 조금 힘이 듭니다.

톱질을 쉽게 하려고 커팅원리와 효율을 포기하지 않기 때문인데, 날이 잘 들고

익숙해지면 일의 능률이 많이 높아지지요.

 

머지않아 쌍둥이아빠가 될 텐데 미리 이름을 바꿀까?

 

 

풀나치통나무집을 짓는 작업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원리 위주로 개략적인

설명을 하고 있으나 세부 공정에 대한 기술적인 이야기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해

별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많이 쉬운 표현으로 한다 해도 보통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입장이 아니니...하지만 그동안 제가 정리한 관련 글들을 보면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아실 거예요.

 

 

구례통나무집은 늦추느라 조절을 했고, 지금은 조금 당기느라 저도 톱질 꽤나

하고 있지요. 톱(Chain saw)을 컨트롤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바른 자세와 정확한 가공 원리를 알면 톱질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작업시간에 따른 비중으로 봐도 20% 내외예요.

 

 

2라운드 조립을 기다리고 있는데 무슨 사열을 받고 있는 듯 하지요?

이 홈은 락(Lock)나치를 만들기 위한 장치의 일부인데 작업량이 늘기는 하나

많이 해 줄수록 집은 이래저래 튼튼해집니다.

 

 

3라운드 퍼스트 커팅을 하고 있는데 단목작업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지요.

 

 

하루 일과 중 가장 고요한 시간.

퍼스트커팅을 끝낸 모든 부재를 가상의 선에 정렬시키고 나면 제가 라운드별

원목부재별 오버 스크라이빙 폭을 정해줍니다. 이때부터 대략 한 시간 남짓,

각자 스크라이버를 들고 침묵 속에서 그림삼매에 빠지게 되지요. 작업인원이

다섯 명이니 그만큼 속도가 나는군요.

 

 

이 시간을 위해 준비한 소소한 기기입니다. 정적 속에 라디오 MC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흘러간 팝 혹은 아이돌스타들의 빠른 음악을 듣기도 합니다.

 

"내가 미쳤어~ 내가 미쳤어~~~"

 

 

 

스크라이버(Scriber)는 한옥목수가 쓰는 '그렝이'와 비슷한 원리인데

그렝이가 연륜 있는 목수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는 것이라면 이놈은 좀 더

과학적으로 만들어졌지요. 그보다...

 

현누기옵파나 30군처럼 머리가 작고 홀쭉하면 아무 모자나 잘 어울리는데...

나처럼 몽골리안두상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잘 어울리는 모자를 만들어주세욧!

 

 

여러 날 흐렸지만 예정된 일들 때문에 약간 강행군을 하고 있습니다.

허나 망중한을 모른 척 할 제가 아니지요.

 

 

지난주 수요일에는 대구에서 건축주 내외분께서 작업장에 오셨습니다.

상의할 내용도 있고, 제가 열심히 하고 있는지 감시(?)도 할 겸사겸사. ㅎㅎ

이 물건은?

 

당연히 그날 받은 뇌물이고, 덕분에 2차까지 이어져 과음하고 말았는데...

다음날 일산 킨텍스에 구경 가기로 했으니 모두들 마음이 편했지요. 

 

 

경향하우징페어 관람소감은? 한마디로 '별무소득'이었습니다.

경기 탓인지 참가업체가 확 줄어든 느낌이었지요. 연이은 마감공사를 앞두고

'영감만땅'하려던 나의 기도는 어긋났지만 일본과 한국의 목구조주택에 관한

세미나를 예약해 그 허전함을 조금 채웠습니다. 물론 두 시간 내내 알찬 것은

아니었으나 팀원들 모두와 이런 자리에 참여했다는 점, 그들도 때론 졸면서

무엇인가를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저의 희망사항 또한 조금은 작용했겠지요.

 

그날 밤 돌아오는 길에 눈을 맞았고

 

 

다음날 아침에는 제설작업으로 하루를 다시 열었습니다.

 

 

오랜만에 맑은 하늘

 

 

머찐 폼으로 초크 라인을 만들고 있는 혀누기옵파와 킨텍스 마끼다 부스에서

한방에 다트 중앙에 핀을 꽃아 선물로 받은 작업용 점퍼를 입고 있는 30군...

이 사진은 머찌므로 단목작업 이야기를 할 때 한 번 더 써야겠어요.

 

 

원목가공작업대는 점점 비워지고

 

 

어느덧 S라인 4라운드를 세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 5라운드를 진행하면서 다시 원목을 받았지요.

 

 

 

 

 

 

출처 : 행복한 집짓기
글쓴이 : 우드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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