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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경산 풀나치통나무집 8 - 로그 월(LOG WALL)작업 마침

지암거사 2012. 4. 14. 20:44

경산 풀나치통나무집 8 - 로그 월(LOG WALL)작업 마침

 

 

 

어느 날 30군이 제게 말합니다.

 

“사장님은 쉽게 갈(할) 길(일)도 어렵게 가(하)세요.”

 

“흠.....”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쉽게 갈 것이지 왜 사람 어렵게 하냐는 투정 같기도 하고

때론 좀 답답하다는 말 같기도 하고, 칭찬이 아니어도 뭐 그리 나쁘게만 들리지

않기도 합니다만 다음에는 좀 따져 물어볼 작정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경우에 그렇든?”

 

매사를 쉽게, 간단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오랜 제 습성이지요.

그만큼 좋은 결과를 맺을 때도 많지만 힘들기만 할 때도 더러 있습니다.

그처럼 쉽지만은 않게 LOG WALL 작업을 마치고... 2층과 지붕구조까지 만드는

기간을 작업일수로 대략 45일 정도 예상했는데 그대로 되겠네요.

 

 

H라인 CAP LOG를 ‘조각’하고 있는 중.

체인 쏘(CHAIN SAW)로 많은 일을 하고 대패와 끌로 마무리합니다만 실상 거의

조각하는 수준입니다. 정교해야하고 그만큼 많은 정성을 들입니다.

 

 

(예비)쌍둥아빠 굴욕사진 - 뭘 잘못했기에 몽둥이질을...

 

 

마루가 깔릴 평면을 만들기 위해 레벨을 확인하고 다시 내리는 중. 

 

 

재조립을 기다리고 있는 9라운드 WALL LOG와 FLOOR JOIST에는 모두 락 나치(

Rock notch)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위(CAP LOG)와 아래(JOIST)의 구조적인

강도를 예민하게 살피면서 락 나치를 만들고 평면의 높이를 잡아야 하지요.

 

 

그런 지난한 과정을 거쳐 다듬은 CAP LOG를 올리고 여러 가지 필요한 표시를

하는데 여기에 포스트도 서고 벽체가 만들어지고 트러스를 고정시킵니다.

 

 

 매일 오전 오후 중간에 때로는 아침 작업 준비하는 시간에 티타임을 갖습니다.

그동안 믹서커피(일명 '자판기')를 마셨습니다만 한 달 전부터는 원두커피를

내리는데 하우스커피수준은 아니어도 믹서제품에 질린 입맛에 아주 그만이네요.

손님이 오셨을 때도 좀 더 정성스러워 보이고 뒷맛이 깔끔한 게 좋군요. 

 

CAP LOG 양쪽에 지붕 각까지 다 만들어 조립을 한 다음 그 각도에 맞추어

로그 엔드(LOG END)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모서리는 핸드그라인더로 다듬고...

 

 

쉽게 할 일도 어렵게 한다...

곰곰이 생각 해 보니 어쩌면 "일을 만든다."는 뜻도 들어가 있을 법하네요.

 

 

지금 저는 머릿속이 매우 시끄럽습니다.

그동안은 작업장 안에서 거의 한 가지 일에만 몰두 하면 되었지만

 

 

지금부터는 골조를 해체하면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체크하여 다듬고

상차하기 좋게 분류하며, 현장 여건을 감안해서 미리 단열재작업을 해야겠고

이런 준비가 끝나면

 

 

현장으로 내려가 1층 바닥 마루작업을 하게 됩니다. 대략 이틀 가량.

그러는 사이에 현장조건에 맞추어 최종적으로 하차와 조립하는 작전을 짜고

다시 작업장으로 돌아와 상차작전을 수행해야 합니다.

 

 

부재 수가 많으니 꼬박 하루가 걸릴 것이고, 차를 보낸 다음 장비를 정리해서

곧바로 현장으로 가야하죠. 하차하고 조립하는데 약 5일 가량 잡고, 연이어

지붕작업에 착수하게 됩니다.

 

1층 천장마감은 무엇으로 할까, 욕실을 어떻게 마감할지, 발코니와 계단모양,

이번에는 센딩과 오일스테인 작업에 더 신경을 써야겠고, 금속지붕재 섭외,

건식난방과 급배수 설비... 요즘은 꿈도 통나무집에 관련된 것만 꿉니다.

 

 

현장에서는 건축주께서 옹벽 쌓고 진입로 포장하고 등등 애쓰고 계십니다.

 

이번 주말까지 나머지 2층 부재가공을 마치고 4월 20일 경에 현장으로 내려가

마루를 짜고 다시 올라와 각자 잠깐 집에 들렀다가 다음 주말 즈음부터는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경산 풀나치통나무집에 관심을 갖고 기다려 현장방문 할 분들이 많이 계시니

한층 어깨가 무겁네요.

 

 

 

예정보다 늦어진 구례 통나무집 "죠나단" 골조는 강한 봄볕에 많이 마르는 것

같아서 차광막을 씌우고 나중에 자를 부분이지만 일단 단면에 오일스테인을

듬뿍 발라 건조를 지연시켜야겠습니다. 이거 물을 뿌려줄 수도 없고...

 

 

지난 일요일에는 아내와 양평군 서종면 명달리로 봄나들이에 나섰습니다.

예상한대로 양수리에는 차들이 뒤엉켜있었고, 일대의 길을 훤하게 알고 있는

저는 문호리로 들어가는 길을 접고 양평읍내 전에서 옥천과 중미산을 지나

들어가는 길을 잡았죠. 차창 밖으로 모처럼 봄꽃들을 마음껏 구경했네요.

 

5년 전 제가 한 팀의 스태프로 일할 때 지은 주택 겸 펜션 3동이 들어선

곳인데 부지런한 집주인이 매년 스테인을 바르고 관리에 신경을 써서인지

색상도 무난하고 나치집도 대체적으로 안정되게 세틀링 된 모습을 보니

조금 마음이 놓였습니다.

 

제가 무엇에 몰두하면 깊이 빠지는 성격을 잘 아는 아내는 경산 통나무집

마감공사를 앞두고 이런 저런 생각에 깊이 빠져있는 탓에 오며 가며 별

말이 없는 저를 옆자리에서 가만히 지켜보아 주었고, 그런 아내의 모습에서

저는 안정감을 되찾습니다.

 

신록이...그 순결한 연두 빛이 눈에 들어옵니다.

 

 

 

 

 

 

 

 

출처 : 행복한 집짓기
글쓴이 : 우드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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